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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는 서학개미" 이거 팩트체크 해봄|크랩

크랩 KLAB5:17

Transcription

요즘 환율이 왜 이렇게 오르냐는 말 정말 많이 들리죠? 현재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반까지 올라섰습니다. 2009년 금융 위기 때 1,500원을 위협하던 수준에 또다시 가까워진 건데요.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며 심리적 고점인 1,500원선마저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최근 환율이 급등한 원인이 해외 주식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말 사실일까요?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총재가 지금의 고환율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때문이 아니라면서 '서학개미'를 언급한 겁니다.

"젊은 분들이 하도 해외 투자를 많이 해서 왜 이렇게 해외 투자를 많이 하냐고 물어봤더니 정말 깜짝 놀라서 답이 쿨하잖아요. 이렇게 딱 나오더라. 그래서 무슨 금리 뭐 이런 게 아니라 그래서 이게 무슨 유행처럼 막 커지는 게..."

개인들의 해외 주식 매수가 늘면서 환율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인데요. 이 총재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강조하며 해외 주식 투자 쏠림을 막으면 환율 상승이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환율 관리는 분명 국가의 책임인데 왜 일개 개미한테 떠넘기냐는 겁니다. IMF 때는 국민과소비 때문에 외환이 왔다더니 이번엔 환율 상승을 '서학개미'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 정부가 해외 주식으로 얻은 수익에 세금을 올린다는 허위 정보까지 한때 퍼지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정말 '서학개미'가 고환율을 부추기고 있는 걸까요?

제가 봐도 '서학개미'들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아요. 국민연금이 한 34%, 그다음에 '서학개미'가 23%를 차지하고 있어요. 규모로 보면은 국민연금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근데 이제 왜 '서학개미'만 자꾸만 얘기가 되느냐? 10월하고 11월 최근 두 달 동안에 '서학개미'의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10월과 11월에 사들인 해외 주식만 123억 3천만 달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 시기 환율이 1400원대에서 1470원대로 급등하면서 '서학개미'가 주범으로 주목받게 된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는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미국 IT 시장으로 자금이 강하게 쏠리는 흐름이 겹쳐 나타난 결과라 환율 상승을 '서학개미' 때문만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입니다.

"수익률 차이죠. 미국이나 다른 데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이 국내 기업 수익률보다 높기 때문에 세금을 물고어서 지금 가는 거거든요. 미국이 워낙 테크 기업들이 최근에 약해하고 있고 자본 시장 정비가 잘 돼 있으니까."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왜 원화만 유독 약세를 보이느냐는 반문도 나옵니다. 최근 태국 바트 환율도 오르고 있는데, 이것도 '서학개미'들이 태국 주식 많이 사서 그런 거냐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원화는 글로벌 최악의 통화 수준으로 전락했습니다. 베트남, 필리핀 등 일부 동남아 통화보다도 낙폭이 더 컸습니다.

결국 달러가 들어오는 족족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인데, 그 배경으로 한미 금리 역전이 꼽힙니다. 1.5% 포인트 차이로 미국이 더 높거든요. 미국 달러가 이자를 더 쳐주니 자연스럽게 달러를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달러를 당장 팔지 않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앞으로 3,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해야 하니 달러를 계속 쥐고 있으려는 겁니다.

"우리 원화가 유독 약한 이유가 여러 구조적인 문제인데, 더딘 성장, 고령화, 저출산, 잠재 성장률 하락, 기업 신뢰 부족. 이것으로 인해서 결국에는 일반 투자자나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제 해외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이제 퍼펙트 스톰으로 동시에 터진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올해 두 차례 소비 쿠폰 지급 등 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풀면서 환율이 오른 거 아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정부의 재정 정책에 더해 미국에 비해 금리도 낮으니 유동성이 늘어난 게 환율 상승의 원인이라는 주장입니다.

"환율이 올라가는 이유 중에 하나가 원화가 싸져서 그런 건데, 단기적으로는 지금 통화량이 좀 늘어나는 거가 있는 거고. '서학개미'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주된 요인이라고 보기 좀 어렵죠."

'서학개미'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사이 국민연금도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정부가 환율 협의체를 꾸리면서 외환 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을 처음으로 포함했는데, 국민 노후 자산을 동원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연금의 해외 투자가 단계에 집중되면서 물가 상승, 구매력 약화에 따른 실질 소득 저하로 이어질 경우 지금 당장의 국민 경제 민생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고려해야 합니다."

정부는 환율 방어에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그렇다면은 우리 노후 소득에 대한 수익률이 좀 봐야 되는 거겠죠. 나중에 과거처럼 내려갈 것이냐 아니면은 새로운 질서, 뉴노멀이냐를 따져 보면 뉴노멀에 가깝다고 보거든요. 그러면은 국민연금에서 손실을 보고 환율 방어하는 게 큰 의미는 저는 없어 보이긴 하거든요."

"금리 정책을 좀 정상화하고 잠재 성장률을 제고해서 결국에는 전체적으로 우리 국민들뿐만이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게 매력 있는 투자처로 만들어야지만 우리 증시도 활성화되고 또 이런 환율의 어떤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원론적이지만 환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한 뼘 더 성장해야 한다는 건데요. 1400원대 고환율 시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의견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