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ription
우선 지금 이렇게 같이 살아 보니까 더 결혼을 안 해도 되겠다라는 게 더 커진 것 같아요.
응?
11년째 연애 중인 그리고 두 달째 함께 살면서 이제는 연애 말고 결혼을 하고 싶어서.
근데 저는 같이 사니까 굳이 결혼 안 해도 너무 좋아가지고. 프러포즈를 맨날 거절하고. 프러포즈를 맨날 거절하고.
이게 진짜 뭐 제도가 싫어서 이러는 건지, 아니면 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건가, 라는 게 좀 고민이 되는.
그럴 수 있겠네.
근데 진짜 11년 차가 진짜 저 너무 신기한 게 이 커플이 어떤 러브라이트에 나오시는지 아세요?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그 권태를 겪는 커플들이 서로 다른 커플들을 경험해보면서.
네.
같이. 두 분이 또 카페에서 싸우는 거 보니까 살발하게 싸우시더라고요. 살발하게 싸우시더라고요.
아 거기 싸우는 것도 나와요?
좀 지나치게 싸워.
계속 싸우기만 해서.
저는 왜 만나지 막 이 정도로.
맞아요.
진짜 막 만나는 게 신기하다 이랬었어 진짜. 11년 차는 어때요? 흔치가 않잖아요. 사실은.
네.
맞아요. 처음 봐요 11년 차.
11년 차 연애는?
아, 뭐. 진짜로 설렘은 확실하게 없습니다. 그게 있다고 하면.
확인사살, 확인사살.
현실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게 있다는 거.
그게 뭐죠? 그게 뭐예요?
저는 일단은 귀엽고.
허.
귀엽고.
허.
귀여워요.
그 웃음은.
기도 안 찬다는 표정.
아니, 아니. 진짜 귀엽고.
아니 왜 귀엽다는 말만 해요. 아니 많은 매력이 있을텐데 왜 귀엽다는 말만 반복하시는 거예요?
귀여운 게 진짜 진짜 크대요. 귀여우면. 내 여자친구가, 남자친구가 귀엽다. 그럼 게임 끝.
와 진짜?
맞아 맞아.
그러니까 귀엽거나 재밌거나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연인이 오래 간대요. 근데 저희는 두 개가 다 맞아서. 그러니까 서로를 되게 재밌어 해요. 코드가 잘 맞아가지고.
신기하다.
일단 박사님께서 O를 해주셨어요.
저는 결혼 전에 조금 지내보는 건 전 좋다고 생각해요.
오.
왜냐하면 연애나 이렇게 데이트를 할 때는 좋은 모습만 보이잖아요. 근데 결혼은 삶이기 때문에 의외로 아주 사소한 것 때문에 좋기도 하고, 아주 별 것 아닌 것 때문에 싫기도 해요.
맞아.
여기서 말하는 동거는 시간을 많이 보내보라는 의미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계절이 바뀌는 것도 경험을 해보고, 그다음에 눈 떠서 잘 때까지 여러 가지 생활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봐야 이 사람과 삶을 같이 하면서 내가 어느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가를 본인이 경험을 해보는 건 되게 중요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주변에는 또 어떻게 얘기를 하셨어요?
저희는 이제 신혼집을 얻는다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신혼집을 미리 구하고 결혼을 이따 할 거야, 라고 얘기를 했어요. 동거라는 단어가 좀 세서.
아니 그런데 요즘 그 또래도 동거라는 단어를 세게 받아들여요? 요즘 되게 쿨하게 한다고 하던데.
그렇게 아직 많이 쿨한 것 같지는 않아요.
저희 부모님들이.
진짜?
특히나 이제 어르신들이 그 단어에 대한 그런 거부감이 있으시죠.
결혼을 만약에 혹시 안 하면. 이게 좀 그렇잖아요.
만약에 서로가 이제 없으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전 죽어요. 전 죽어요.
진짜로 죽을.
왜, 왜, 왜, 왜. 상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한 번씩 그런 장난을 쳐요. 만약에 성호가 봉아 만약에 갑자기 내가 죽었어. 여기에 네 혼자 걷는다고 생각하면 엉엉 울어요 제가.
어.
같이 걷다가 제가 뒤로 빠져 있어 봤거든요. 울더라고요.
황천길 걸으세요?
황천길을 걷냐고.
어디였는데요?
아니 그냥 길거리, 그냥 서울에 있는 그냥 길이었는데. 대낮이였어요. 근데 그냥 눈물이 나고.
아, 부럽다. 저런 사랑 너무 부럽다. 너무 부럽다.
아니 근데 진짜 여기서 더, 더 궁금한 거야. 이렇게 없으면 죽을 정도인데 결혼을 하기 싫다는 게.
결혼은 왜 싫으신 거예요 진짜?
그러니까 저는 우선 지금 이렇게 같이 살아 보니까 더 결혼을 안 해도 되겠다라는 게 더 커진 것 같아요.
응?
그러니까 결혼을 했을 때 대체 어떤 메리트가 있는 건지를 잘 모르겠고. 근데 저는 그 확신이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동거만으로도 성호랑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 같아요. 성호가 날 버리지 않겠지. 그 확신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 지금 동거하는 느낌은 둘만의 결혼인 느낌인데, 이제 결혼을 하면 가족끼리의 결혼이 되는 것도 조금 부담스럽고. 그런 것도 있고. 사실 성호는 지금도 아이는 그냥 100% 있어야 된다라는 주인데 그거를 아내가 됐을 때는 완전히 거절하는 것도 살짝 너무 이기적인 부분일 수 있어서 그걸 피하고 그냥 계속 회피하고 싶은 것 같아요.
이런 얘기 많이 한 것 같다 둘이서.
네 맞아요.
이런 얘기 들으면 우리 조봉이는 어때요?
저는 일단은 상처죠, 일단은. 처음에는 겉으로는 티를 많이 안 내요. 그냥 계속 뭐 프러포즈를 장난식으로 하거든요. 결혼하자 5월에 하자, 늦으면 9월에 하자 막 이렇게 하는데 거절할 때마다 그래도 알게 모르게 속에서는 상처가 좀 되거든요.
그러실 수 있지.
저는 그냥 단지 그냥 이봉이 좋아서 결혼을 하고 싶고.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건데 좀 이렇게 계속해서 거절을 하니까. 그리고 이렇게 제가 믿는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든, 가족이나 친구 앞에서 죽을 때까지 나는 이봉의 남편이 되고 나의 아내가 되는 이거를 이렇게 공표해서 그런 언약식을 하는 거랑 그냥 서로 사랑하니까 같이 지내자는 완전 다른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근데 아마 조봉이님이 말씀하신 거 안에는 뭔가 공표를 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이렇게 서로 사랑하니까 축복해주세요라는 의미도 있을 거예요.
네.
우리가 이렇게 서로 사랑합니다. 그러니까 가까운 사랑하는 아주 주변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고 싶은.
네, 너무 있어요.
와 진짜?
어떤 점이 제일 싫어요?
저는 사랑을 되게 많이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되게 항상 이렇게 하는 스타일인데 성호는 제가 너무 그렇게 하다 보니까 성호는 저한테 그만큼을 안 하는 걸 수도 있고, 아니면 원래 그렇게 만큼 안 할 수도 있는데. 그게 한 번씩 서운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리고 좀 성호가 평상시에 뭐 야, 니 이렇게라는 호칭을 쓸 때 원래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가 어느 날에는 그 야, 니가 되게 상처로 확 와 닿아서 나한테 이런 말 하는 사람 싫어 이렇게 될 때도 있고. 그러니까 그럴 때마다 결혼해가지고 나중에 이혼하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도 있고.
근데 그 상처가 상대가 준 게 아닌 경우도 많아요. 상대가 준 상처는 상대가 조금 바꾸고 이해해 나가면 되는데, 상대는 언제 눈 떠서 잘 때까지 1년 365일 비슷한 모습으로 있는데 그거를 본인이 이봉이 님이.
네.
상처로 받아들이면 속수무책인 거예요.
네, 네.
이건 잘 보셔야 될 것 같아요.
뭔가 기본적으로 남자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 같아요. 성호가 한 번도 여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거든요. 한 번도 여자 때문에 스트레스 받게 한 적도 없고 근데도 모르겠어요. 나이가 점점 들면서 자꾸 정신병이 생기는 것 같아요. 자꾸. 그 정신병 돋는 게 너무 힘드니까 성호가 미워질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얘 때문에 내가 그 생각을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남자친구는 얘니까. 그래서 그것 때문에 헤어지고 싶다고도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힘들어서 그게 너무 날 갉아먹어서.
오.
그러니까 그것도 싫고. 그게 다 저한테는 복합적으로 다 두려움이고, 무섭고 그런 것 같아요.
깊은 문제인 것 같은데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아요.
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주는 거에 대한 확신이 없는 거야. 저게 정말 사랑일까 이런 거죠. 네. 그게 아마 부모의 관계에서 아주 견고하고 신뢰를 기본으로 한 사랑을 경험을 못 하면 누군가 나를 사랑해 주는 거에 대한 확신이 굉장히 떨어지는 거죠.
응.
그. 사실 어머니 아버지가 이혼을 어릴 때 하신 것도 있는데.
응.
우선 아빠 때문에 엄마가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어요. 하셨고. 그리고 제가 일곱 살 때인가 이제 눈을 떴는데 엄마가 없었어요. 그래가지고. 무튼 그랬는데. 오빠랑 둘이 있었는데 아빠는 이렇게 바람이 나셔서. 그랬는데. 그런 것도 있고. 아빠가 또 집에 아줌마를 데려오시기도 했거든요. 저한테 아줌마 어깨를 주무르라고도 하셨고 그냥 그 기억도 안 좋고 그래서 저랑 오빠는 항상 그 밑에 있는 슈퍼에서 외상해서 먹다가 외상비가 너무 커지니까 이제 슈퍼 아줌마는 이제 더 이상 줄 수가 없다하고. 그래서 오빠랑 저랑 성당 가면 밥을 줘요. 그러면 이제 성당 가서 밥 먹고. 근데 그때 둘 다 이제 아무도 케어가 안 됐던 거죠. 그랬는데 그러다가 제가 맨날 울고 이러니까 이제 엄마가 안 되겠다. 둘 중에 한 명을 데리고 와야겠다 해서 이제 오셨는데 오빠가 9살이었는데 그냥 동생 데려가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를 데려가고 그러고 이제 할머니 집에서 같이 살았어요. 외할머니 댁에서 이제 사는데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가 잘해주셨지만 항상 눈치도 항상 보고. 그냥 뭔가 학교 다닐 때도 초등학교 때 그걸 해요. 이런 조사를 하거든요. 근데 저는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제 나이 때는 그렇게 이혼이라는 게 많지 않았어서 되게 놀림 받는 그거였거든요. 그래서 그것도 항상 매년 그게 항상 숨기면서 이런 것도 하고 항상 그게 두려웠어요. 엄마 아빠 이혼한 거 들킬까 봐.
그 혹시 조봉이 님은 이봉이 님이 이런 건 다 알고 계셨어요?
네.
근데 그러면 이제 이봉이 님이 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셨던 것 같은데. 그때는 조봉이 님이 어떻게 항상 달래주셨어요?
저요? 뭐 많이 특히 좀 더 우울한 날이 있어요. 그때는 좀 풀코스로 화장을 하면 일단은 이 클렌징 오일로 싹 지워주고.
어머.
조봉이. 현시대에 조봉이가 살고 있다.
어바웃타임이야, 어바웃타임.
양치도 해주고, 어부바도 해주고.
둥가둥가 해주고.
큰데 둥가둥가 해주고.
와 나 이렇게까지 잘하는 남자는.
최고다 최고.
남자로서 조봉이라는 사람 진짜 멋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남자 되게 드물어요.
맞아요.
공표하고 모든 사람들한테 축하받고 싶은 것도 결국에는 본인보다 이봉이를 더 많이 생각해서 그런 쪽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인데 성호가 그냥 진짜 엄마 같아요.
와 최고의 찬사네.
그런 것 같아요. 약간 들으면서 나는 어떤 생각이 드냐면 이거는 두 분이 소통을 많이 해서 서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왜냐면 조봉이 님이 의심의 단서를 제공한 것도 아니고, 조봉이 님이 이봉이 님한테 나는 절대 바람 안 펴라고 백 번을 얘기했는데 소용이 없어요. 모든 어려움에 시작은 이봉이 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거예요.
네.
조봉이 님으로부터 시작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알고 있는데 고치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미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정신과 상담을 성호가 진짜 권유를 했어요. 그러니까 네가 그러니까 저의 문제를 아는데도 불구하고 고치는 방법을 전혀 모르겠으니까. 이 불안한 마음이라든지. 그래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까 했는데 또 모르겠어요. 아직까지 저는 정신과 상담 받는 게 무섭기도 하고 뭔가.
근데 정신과 가서 치료받고 상담받는 게 tv에 출연하는 것보다는 10만 배 더 쉽습니다.
10만 배 더.
네, 10만 배 더 쉽습니다.
정말입니다.
우리 조봉이 님이 이봉이 님을 사랑하는 게 단지 예쁘다 이것만이 아니에요. 정말 이런 사랑은 깊이가 깊은 사랑이에요. 네.
부럽다. 어떻게 보면 그죠?
그러니까 진짜 11 년 동안.
저는 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냥. 네. 이봉보다 하루 더 사는 거.
어머.
딱 하루, 하루 더. 왜냐면 이봉의 성격을 알기 때문에 이봉은 진짜 사랑 많이 받고 싶어 하고 외로움 많이 타는 아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먼저 떠나면 남은 생을 너무 힘들게 살 걸 알아가지고.
저는 그냥 이런 결혼을 언제 하느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이봉이 님이 마음을 조금 더,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