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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몸운동이 쉬울 것 같아서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덤벨, 바벨, 머신 등을 이용하는 것은 뭔가 방법이 있고 기술이 있을 것 같지만, 맨몸 운동이야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같은 거 학교 체력장이나 군대에서 다들 해봤고, 턱걸이가 좀 힘들지만 고무밴드를 이용해 어시스트 받으면 할 만하니까 헬스장 다니는 것보다 맨몸운동이 쉽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그것은 틀렸습니다. 맨몸운동은 나의 체중을 이용합니다. 항상 전체 중량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남성의 평균 체중이 70kg 중후반대인 걸 감안하면 그 절반만 사용해도 40kg에 가까워지니까 결코 쉽게 볼 무게가 아닙니다. 헬스기구가 처음 생긴 이유도 자신의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이 쉽게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스쿼트 동작이 안 나오는데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려면 렉의 익스텐션 머신에서 10kg만 꽂고 운동할 수 있고, 팔굽혀펴기가 안 되는 여성들도 체스트 머신에 앉아서 10kg만 꼽으면 가슴 운동이 가능하죠.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남성, 여성이 헬스장을 더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도 남성들은 집에서 대충 맨몸 운동 각이 나오는데 여성들은 맨몸운동 동작 수행 자체가 안 되어서입니다. 그런 경우 난이도 조절이 5kg 단위로 되는 헬스 기구가 쉽죠. 여기에 남성들은 비교적 근자감 넘치는데 반해 제대로 운동하고 있는지 불안함을 잘 느끼는 여성들은 헬스장에 가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거울로 자세를 체크하면서 운동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남녀불문 헬스장에서 큰 거울을 보며 바른 자세로 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건 중요하죠.
맨몸 운동만 해도 좋은 몸을 만들 수 있다? 맞긴 맞습니다. 근데 자전거로도 출퇴근이 가능한데 왜 차를 탑니까? 거기에 더 편하고 효율적이니까. 헬스장에 가는 게 힘들고 맨몸운동이 편하다고 말하는 어느 피트니스 팟캐스트를 봤는데, 사회자가 하루에 턱걸이 1,000개 하는 특수부대원을 보면서 “맨몸 운동만 해도 좋은 몸 만들 수 있네요” 하던데, 시간 없어서 헬스장도 못 간다는 양반이 그걸 할 수 있냐는 차치하고, 턱걸이 1,000개를 어느 천년에 합니까? 많이 턱걸이 200개로 칩시다. 턱걸이 꽤 잘하는 사람도 1시간은 걸립니다. 헬스장에서 등 조지는 데 보통 30분 걸리죠. 그럼 30분이 이득이네요. 헬스장은 효과도 효과지만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또 턱걸이만 하는데 하부 광배 어떻게 만들 겁니까? 승모근 상부는 어떻게 자극시킬 거예요? 헬스장에선 편하게 온몸에 근육을 자극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는 겁니다. 게다가 목표와는 어떤 몸이 있다면 그 몸보다 훨씬 좋아져야 평소에 그 몸으로 다니는 겁니다. 헬스는 펌핑을 만들어내는 운동이고, 펌핑 전과 후에 몸은 비헬스인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턱걸이와는 특수부대원이 멋있나요? 헬스장 가서 그보다 더 큰 근육을 만들어야 평소에 자기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되는 겁니다. 물론 그 군인도 전역만 하면 헬스장 가서 끼고 조질 겁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이니까 턱걸이 1,000개라는 비효율적인 운동을 하는 거죠. 사회인이 왜 군대식을 따라 하려는 겁니까? 꼭 군생활도 못하는 애들이 그래요.
계속 성장할 거다? 앞서 특수부대원 턱걸이 얘기에서도 일어나는 오해인데, 맨몸운동을 끝내주게 하는 분들을 보면 나도 집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틀렸습니다. 턱걸이를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 하루에 1,000개까지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플란체 잡는 사람은요? 거기까지 갈 것도 없이 한 번에 정자세 풀업 20개나 멋스럽게 가는 사람은요? 유튜브에나 많지 현실에선 잘 없습니다. 맨몸 운동하는 분들을 얕보지 마세요. 그들은 고수입니다. 고수는 그냥 하다 보면 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어떤 분야든 중급자까지는 거의 모든 사람이 노력만 하면 도달합니다. 근데 3대 600kg이라든지 플란체라든지 축구, 농구 동호회에서 좀 치는 수준이라든지 하는 상급자의 영역은 재능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되는 게 아니에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원하는 몸을 가진 맨몸 운동 너가 수준 높은 수행 능력을 보여줄수록 여러분은 그 몸을 가지기 어렵다는 거겠죠. 근데 헬스로는 가능합니다. 운동 상급자의 몸을 헬스 중급자가 만들 수 있습니다. 애초에 헬스는 보디빌딩이죠. 운동의 목적 자체가 몸을 만드는 거라 다른 어떤 운동보다 몸을 잘 만들고 그게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보디빌더들이 보기에 비해 근육 크기에 비해 운동 능력이나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눈에 보이는 근육을 만드는 게 목적인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맨몸운동으로 아주 좋은 몸을 만든 사람을 데려다가 보디빌딩을 시키면 아마 그 절반 정도의 노력만 해도 비슷한 몸이 나올 겁니다. 그러니 운동에 자신 없는 사람이 맨몸 운동만 하려는 건 이상한 겁니다. 되려 운동에 자신 있는 사람이 맨몸운동만 해도 되고, 운동에 자신이 없으면 헬스장을 가는 게 맞고,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와 노력 대비 성과가 높길 바라는 효율 따지는 사람이 맨몸운동보다 헬스장 가는 게 맞죠.
분위기? 우리가 공부를 할 때 학원에 다니고 과외를 받는 건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개인 공부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데 굳이 독서실이나 스카를 가는 이유는 분위기 때문이죠. 헬스장도 학원처럼 운동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독서실처럼 운동하는 사람들이 운동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재택근무하며 철봉 사고 런닝머신 사는 분들 한 달이면 빨래걸이 되는 이유요? 집에서 운동하는 분위기 형성이 안 되는 게 큽니다. 저는 제 개인 운동 공간이 있지만 여기서 운동하면 헬스장에 갈 때보다 열심히 안 합니다. 다 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에서 옆 사람에게 경쟁심을 느끼기도 하고, 주변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좀 들면서 트레이너나 주변 사람이 보고 욕하지 않게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등이 여러분의 몸을 더욱 성장시킬 겁니다.
재미? 맨몸 운동의 장기간 재미를 느끼는 분들은 재능충이 많습니다. 도합 몇 달 만에 턱걸이 15개가 땡겨지고, 세 달이면 멋스럽게 올라가고, 반년이면 프론트 레버를 잡고, 1년이면 물구나무 푸쉬업을 하는 등 빠르고 꾸준하게 퍼포먼스가 성장해 갑니다. 근데 앞서 말했듯 이건 매우 어려운 거고, 꾸준히만 한다고 도달하는 영역이 아닙니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고 약간의 재능도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합니다. 풀업 15개, 푸쉬업 50개 정도에서 막힐 거고, 플란체는 고사하고 물구나무도 평생 못 설 겁니다. 플랭크에서 물구나무로 가는 문턱이 너무 높고, 물구나무에서 플란체로 가는 문턱이 너무 높아서 성장 없이 노력을 때려 박는 기간이 너무 깁니다. 근데 헬스는 무게 조절이 섬세하고 종목이 다양해서 꽤 오랫동안 거침없는 성장이 가능합니다. 저중량 원판을 챙긴다면 0.5kg 단위로 올려 갈 수 있고, 특정 운동이 정체기라면 다른 거 해도 되죠. 여기에 또 무시할 수 없는 게 장비 모으는 재미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헬스장 가려고 가방에 물통에 신발 챙기는 게 일이다.” 운동이 내 일상이 되면 그게 재미로 바뀝니다. 저는 헬스 물통만 10개가 넘습니다. 헬스 장갑도 스트랩도 파워벨트도 몇 개씩 가지고 있고, 헬스 나시가 몇 개인지는 셀 수도 없습니다. 어떤 운동이든 취미든 처음엔 뭘 사야 하는지 고민이고 걱정이라면 나중엔 뭘 사야 하는 게 행복할 따름이죠. 애초에 그런 걱정을 하는 척하는 게 아니라, 카메라 취미인 분들이 카메라 들고 다니는 거 걱정하나요? 새로 산 카메라 자랑하려고 모가지 빠지게 걸고 다니죠. 축구, 농구 즐기는 사람한테 축구화, 농구화 챙기는 게 귀찮지 않냐고 합니까? 새로 산 농구화 자랑할 생각에 3일 전부터 신나고, 새로 산 축구화로 슛 쏘면 어떻게 날아갈까 기대될 뿐이죠. 헬스라고 다를까요? 장비 챙기는 게 재밌습니다. 새로 산 장비 써먹어 볼 생각에 신나요. 꼭 헬스도 모르는 애들이 헬스 장비 챙기는 게 귀찮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못생기면 외출할 때 꾸미는 게 일이지만 예쁘고 잘생기면 꾸미는 게 즐거운 거랑 같습니다. 네가 운동을 존나게 못하니까 헬스 장비 챙기는 게 싫은 겁니다.
건강? 이건 말하면 입 아픈 건데, 과한 근육량이나 부상이나 식단 집착 같은 것들 들먹이면서 굳이 헬스에 나쁜 점을 부각시키는 것들이 있고, 그런 애들이 술, 담배하고 밤새 게임 하는 거 보면 기가 찹니다. 사고 날까 봐 차 안 삽니까? 체할까 봐 밥 안 먹어요? 지들이 좋아하는 거, 하고 싶은 거 할 때는 어떤 단점이 있더라도 장점 하나를 찾아서 하면서 지들이 싫어하고 하기 싫은 거 말할 때는 어떻게라도 단점을 찾아내서 안 하려고 하고, 멀쩡히 잘하고 있는 사람들도 깎아내리고 밖에 보죠. 누가 봐도 패배주의자 마인드입니다. 근데 본인들도 알 거야, 집 한 남자인 거. 한국인이니까. 한국은 헬스를 잘해요. 헬스뿐만 아니라 인기 있는 건 뭐든 잘하는 사람이 널렸어요. 왜냐하면 한국은 효율과 남의 시선에 미친 나라니까요. 디아블로 같은 RPG 게임뿐만 아니라 동물의 숲 같은 힐링 게임도 최대한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어서 대출금을 갚고, 차익이 많이 남는 단일 품종으로 대규모 농장을 짓고, 생선 팔아서 아들 대학 보내려는 어부처럼 낚시를 하죠. 헬스장에서 헬스? 미국엔 꼴리는 대로 하는 놈들 천지지만 한국에서 그러면 누구나 눈치를 줍니다. 저 새끼 신같이 운동한다고 쳐다보고, 눈치 받는 사람은 또 자기가 잘못한 거 알아채고 집에 가서 커뮤니티에 물어보고 유튜브 보고 공부해서 헬스장 갑니다. 어떻게 발전을 안 하겠어요? 집에서 맨몸 운동하죠? 맞게 하는지 틀렸는지 어떻게 할 거예요? 눈치 주고받는 문화가 나쁜 면이 많지만 좋은 면도 있는 게 그 사람들이 다 무극 오지랖 담당관이에요. 내가 틀리고 이상하면 알려줍니다. 눈치를 줘요. 집에서 운동 이상하게 6개월 하면 6개월 날리는 거고, 1년 하면 1년 날리는 거고, 재수 없으면 다치겠죠. 헬스장 가서 안 틀리게 효율적으로 운동하세요. 평생 운동 경력 깎으면서 사는 구라쟁이 되기 싫으면.
즐거우니까. 침착맨 형님이 만화에 그런 걸 그리셨죠. 운동에서 늘어난 수명만큼 운동하는 건데 뭔 의미가 있냐, 뭐 이런… 침착맨 형님이 운동을 싫어해서 생각 못 하실 것 같은데, 운동을 잘하면 운동이 재밌어집니다. 침착맨 형님 기준으로 치면 수명이 늘어나는데 그 시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있는 거죠. 인생에서 하스스톤 3,000판이 늘어나는 겁니다. 게임 안 하는 사람 잡아다가 억지로 롤 시키면 싫을 거예요. 근데 롤 대회 나가는 프로라면 자다가도 일어나죠. 운동도 마찬가지로 잘하면 재밌고, 재밌으면 더 잘해집니다. 그 수준까지 가는 게 어려울 뿐이죠. 진입 장벽이 존나 높은 소울 게임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럼 게임 좋아하는 분들이 컴퓨터 좋은 거 사고, 모니터, TV 좋은 거 사고, 집에 컴퓨터 있지만 PC방도 한 번씩 가고, 친구들이랑 파티 맺어서 게임 하기도 하고 그러죠. 헬스도 똑같습니다. 집에 홈트 기구 다 갖춰놔도 헬스장 가고 싶고, 겨울에 나가기 귀찮고, 여름에 회원들 많은 시즌엔 또 집에서 대충 하기도 하고, 새로운 장비 나오면 사고, 새로운 기구 나오면 사고, 옆 도시의 대형 센터 생기면 1년 권 끊고 운동하고 오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같이 운동하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파티 맺고 운동하기도 하고… 헬스도 게임이 됩니다. 제가 요새 운동 불감증인데, 이럴 때 게임 불감증이면 고전 게임으로 풀어가듯 맨몸운동으로 또 회귀하기도 하는 거죠. 아무튼 어떤 놈들 때문에 헬스 대 맨몸 운동이 시작됐는데, 애초에 헬스인이든 맨몸운동인이든 서로 욕 안 합니다. 어차피 둘 다 할 건데, 또 못하는 애들이 찍먹 좀 해본 다음에 하나 딱 해본 다음에 다른 거 욕하고 막 그런단 말이야. 이것저것 다 해봐. 그걸 욕할 게 뭐 있어. 다 장점이 있으니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지. 암튼 뭐… 흑자를 삽시다. 바이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