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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배우는 아이 잘 키우는 법?

지식공장장의 지식공장10:06

Transcription

혹시 「프린세스 메이커」를 기억하시나요? 말 그대로, 딸을 키워 왕비로 만드는 게임입니다. 딸의 식사, 공부, 아르바이트, 휴식까지 매일매일 일정을 짜주고, 그 선택에 따라 딸의 능력치가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지능, 매력, 도덕성, 체력… 그리고 그 결과는 다양한 엔딩으로 이어지죠. 성녀, 전사, 무희, 심지어는 아무 일도 안 하고 아빠와 평생 사는 딸까지. 이 게임은 부모가 자녀를 키운다는 것의 본질을 정말 잘 짚고 있습니다. 이번 영상은 이 게임을 들어 우리가 자녀 교육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돌아보려 합니다.

이 게임은 용사가 마왕을 물리치면서 시작합니다. 1편은 은퇴 후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고아를 입양하고, 2편은 천계의 아이를 받아 키우게 되지요. 나라를 구한 용사지만, 나라가 평화로워진 탓에 더 이상 찾는 이도 없고 도와주는 이도 더 이상 없는지라 용사는 상당히 각박한 환경에서 딸을 키워야 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10세 소녀와 여러가지 커맨드가 보이는데요. 아무 정보없이 게임을 하다보면 이 커맨드가 하는 역할이 감이 안 오죠. 이 순간 플레이어는 깨닫게 됩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골치 아픈지. 보통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이것저것 눌러보고 능력치를 평균적으로 맞추는데만 신경쓰게 됩니다. 왜냐햐면 이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엔딩, 현실 세계의 의사나 판검사같은 엔딩인 공주나 여왕을 보려면 능력치를 고루 최고치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대부분이 능력치가 올라가는 것만 신경쓸 뿐 어떤 교육, 행동으로 키워야 할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요.

현실에서도 아이가 자라면 부모는 미래 설계를 고민하게 됩니다. 다만 좋은 직업을 가지지 않으면 생활이 평생 힘든 한국 특성 상 보통은 돈을 많이 버는 직장을 목표로 잡는데요. 이럴 때 부모들이 자주하는 실수가 자기 아이에 대한 분석 없이 자기가 정한 목표에 맞춰 키우는 겁니다. 아무리 봐도 책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문과는 돈이 안되고 예체능은 돈이 많이 드니 이과로 보낸다는 식으로 생각 외로 별로 공부도 안하고 대충 정하는 부모가 많아요. 저는 사람은 반드시 하나의 재주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재주가 일찍 깨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 4~50이 되어서야 겨우 눈을 뜨는 사람이 있어요. 즉 아이 때는 별 재주가 안 보인다는 건데 이런 재주를 찾고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선 우선 최대한 많은 것을 시켜보고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무엇에 재미를 붙이는지 부모가 잘 관찰하면서 아이와 대화하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공부시킬지 고민해야 하죠.

다만 요즘같이 맞벌이가 필수인 세상에서는 본인의 커리어와 노후를 신경 쓰는 것 만으로도 벅차서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아이를 그냥 사교육에 맡기고 거기서 만족해 버립니다. 좋은 직업을 가지려면 이러이러한 스케줄로 돌려야 한다더라~ 하는 식이죠. 그런데 말이죠 대부분의 사교육은 내 아이만을 위한 맞춤 교육을 시켜주지 않습니다. 단위의 학생들을 모아놓고 공부를 시켜줄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헛돈만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면 아이는 아이대로 피곤하고 부모는 생활수준이 떨어지고 노후준비가 힘들어지죠. 그런데 살아보면 알잖아요. 우리가 무엇을 모를 경우 세상은 돕기 보다는 오히려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을.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육아에서도 여실히 증명되는 겁니다. 그만큼 중요한 육아를 아무생각 없이 남에게 맡기면 안된다는 거죠.

게임에서 공주와 여왕을 노리고 이렇게 수치를 올리면 거의 대부분은 평범한 마을 처녀나 화이트 핸드 백수로 자랍니다. 물론 이게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게임의 엔딩으로서, 자녀의 부모로서도 좋은 결과는 아니죠. 이렇게 한 번 고생을 하면 그 다음에는 게임의 경험을 살려 약간 다른 직업을 택합니다. 학자나 무용수 같은 전문직을 노리게 되죠. 그래서 여기에 해당하는 교육을 열심히 받게만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게임이 불가능할 정도로 돈이 바닥이 납니다. 애초에 게임 설계 자체가 공부만 시켜서는 절대 인생이라는 퀘스트를 못 클리어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시키죠.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일을 시키면 피로도가 쌓여 교육의 효율이 더 떨어지거든요. 하지만 당장 게임 진행이 급한 게이머는 계속 공부와 일을 몰아붙여 딸의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는데요. 스트레스가 일정치가 넘으면 불량소녀가 되거나 아니면 부모 입장에선 정말 해서는 안될 직업으로 빠지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이 자기가 설계한 길대로 안 간다고 마구 몰아붙이면 일단은 그 길로 가는 것처럼 보여서 마음이 흡족하겠지만 어느 순간 아이가 완전히 통제 불능이 됩니다. 이러면 아무리 부모가 옳은 말을 해도 듣지를 앉죠. 왜냐하면 신뢰 관계가 박살이 났기 때문에 내가 무얼 말해도 자기 주장만 밀어붙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딸을 너무 공부만 시키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체력이 떨어져 병이 납니다. 하지만 계속 놀게만 하면 능력치는 오르지 않죠. 공부, 알바, 휴식, 예절 교육… 이 모든 걸 절묘하게 조율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입니다. 너무 억압하면 부서지고, 너무 방임하면 길을 잃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하죠.

현실에서는 부모가 승진, 이직을 하거나 아니면 투잡을 뛰어서 해결해야 하지만 이 게임에서 아버지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국가가 주는 500G를 제외하면 돈이 없기 때문에 결국 딸에게 아르바이트를 시켜야 합니다. 다만 이 게임의 아르바이트는 수치에 영향을 주는데 이게 딸의 직업에 큰 영향을 주지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엔딩입니다. 이 게임은 평가가 좋으면 좋은 엔딩을 볼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정말 중요한 한가지는 숨기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말이죠 단순히 능력치를 높인다고 좋은 엔딩이 나오지 않습니다. 딸이 친구를 사귀고, 사회적 평가를 받고, 감수성을 길러야 진짜 좋은 미래가 열려요. 그래서 능력치를 올려서 특정 인물과 면담을 시키거나 무도회, 수확제에서 일정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하죠. 뒤집어 말하면 인적 자본을 만들어주기 위해 딸의 능력치를 올려야 비로소 좋은 엔딩에 가까워진다는 겁니다.

보통 부모들은 말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누구와 친해져라. 모범적인 A와 친해져라. 그런데 말로만 친해지라고 할 뿐 이에대한 방향 설정이라던가 코칭이 전혀 없어요. 이런 부모가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회사에서 출세하기 위해 그룹 회장님과 친해지라는 말과 마찬가지입니다. 회장이 한가한 직업이 아니죠. 그만큼의 역량, 쓸모를 보여줘도 눈을 돌릴까 말까 한 인물. 즉 본인도 못할일을 아이에게 강권하는 부모가 세상에는 무척 많습니다. 게임에서 딸은 그 빈도가 낮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대사를 통해 부모와 교류하려고 합니다. 한 예로 이 게임을 잘하려면 딸을 적절히 휴식 시켜줘야 하죠. 그런데 이때 주는 용돈에 따라 목소리가 바뀝니다. 용돈을 주면 밝은 목소리로 나가고 안 주면 시무룩한 목소리로 나가죠. 재미있는 건 이렇게 목소리가 판이한데도 불구하고 꼭 이걸 말해줘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에요. 현실의 일부 부모들같이 말이죠.

요는 그겁니다. 아이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중요하며 이를 만들어주기 위해 아이와 대화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부모가 이런 자본을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죠. 처음 플레이어는 이것저것 시키다 딸의 인생을 망치고 두 번째는 하나만 집중하다 딸의 인생을 망칩니다. 이쯤되면 플레이어는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지요. 돈 고생도 안 하고 딸도 잘 풀리는 엔딩을 보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게 됩니다. 게임에서는 이런 부모의 노력을 ‘무사수행’이라는 RPG 요소로 이 과정을 풀어냅니다. 이는 딸을 미지의 대지로 모험을 보내는 콘텐츠인데 상당히 재미있지만 그만큼 어려운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정말 육성에 신경쓰지 않으면 시간만 날리거나 몬스터에게 얻어맞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되지요. 즉 재능도 없는 아이에게 일방적인 꿈만 강요하다 아이를 망치는 모습을 이렇게 그린 겁니다.

이 무사수행은 정말 게임이 쉬워지는 요소지만 이걸 잘하려면 정말 제대로 공부를 해야 하죠. 여기서 핵심은 꼭 딸을 최강의 전사로 키울 필요는 없다는 거에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목표가 없다면 이것저것 학원을 보내느라 생활비는 부족해지고 아이도 지치지만 목표를 잡으면 달라집니다. 정말 도망만 치면서 학비만 바싹 벌어온 다음에 정말 좋아하는 공부를 하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흘륭한 전사가 되어 무신과 싸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는 이걸 자녀를 키울땐 그만큼 부모도 공부해야 한다는 걸 말해주는 거라고 봐요. 하나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서 부모가 어떻게 공부하고 전략을 짜야하는 지 말이죠. 현실에서는 아이와 꾸준히 대화하며 부모도 공부해가며 꼭 필요한 사교육만 시키는게 이상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부모가 키운 아이들은 가정의 경제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정말 잘 큽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숨겨진 요소가 있는데요 바로 아이의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거에요. 한 예로 무사수행에서 딸의 감수성이 높으면 몬스터와 대화를 하거나 숨겨진 이벤트를 볼 수가 있지요. 그 전까지 힘으로만 해결하던 것을 대화로 풀거나 혹은 그 전에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보게 하는 거죠. 이건 현실도 비슷합니다. 개중에는 부모가 여러 곳을 데리고 다니거나 다양한 경험을 시키는 것을 넘어 같이 즐기는 경우가 있어요. 책도 많이 보고, 대화도 많이 하고 심지어 영화도 같이 보러가죠.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과 대화하면 말이 영글었다는 느낌이 확 듭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할 줄 알고 어른인 제가 하는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이죠. 그리고 이런 통찰력을 가진 아이는 머리가 굵어지면 컨트롤하긴 어려워지지만 사실 그때부터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거의 대부분은 알아서 잘 커요. 삶에 대한 통찰이 있는 아이가 자신을 망가뜨릴 리가 있나요? 이쯤되면 본인이 여러가지를 시험하면서 본인의 길을 잘 찾아갈 겁니다. 게임에서 18세가 된 여러분의 딸처럼 말이죠.

프린세스 메이커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딸을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이게 훗날 교육학을 공부하거나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정말 놀랄 정도로 현실과 맞닿아있는 게임이 아닌가 하며 놀라게 되죠. 요즘 아이를 낳으면 고생 두 배인 시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되었다면 그 고생을 감내해야겠죠. 그런 분들께 이 게임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게임이 아닌가 합니다. 단 중요한 것은 아이는 스탯 덩어리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기에 현실 육아는 게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어렵고 게임처럼 결과가 바로 보이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게임처럼 리셋이 없고, 결과가 수십 년 뒤에야 나타나는 힘든 여정. 그래서 그만큼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그만큼 부모는 공부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게임 캐릭터가 아니라 한번 망치면 리셋할 수 없고, 오히려 큰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래서 부모에게 공부는 의무입니다. 이상으로 영상을 마칩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