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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모든 것을 혼란시키지 않고 성는다. 과연 이 말을 진짜 괴테가 했을까를 놓고 찾아나가는 과정을 바른 그런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용을 멋지게 하고 싶은데 누가 말했는지 기억이 안 나면 괴테라고 말을 한다는 거죠. 수많은 명언들을 우리가 하기도 하고, 어디선가들은 말을 부정확하게 옮기기도 하고, 말의 진의가 아니라 만약에 실종된 사람이라고 한번 생각을 해 버린다면 아주 익숙한 그런 장례적인 소리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BTV 이동진의 파이 안녕하세요. 저는 이동진입니다. 이달의 베스트북 시간으로 돌아왔습니다. 네. 자, 이 베스트북은 제가 이틀 전에 읽은 책입니다. 어, 그러니까 이틀 전에 저는 이제 주말이어서 지방에서의 일정이 있었습니다. 매우 중요한 일정이었고요. 어, 워낙 먼 곳에 부산에 다녀오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KTX를 탔습니다. 언제나 그런 것처럼 이제 KTX를 타면 자거나 아니면 책을 보는데요. 그 전날 제가 잠을 거의 자지를 못했기 때문에 아마도 KTX에서 이렇게 좀 정신없이 자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고요. 왜냐면 제가 펼쳐든 책 자체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이고, 그 책에 푹 빠져서 그야말로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로 그 책은 스기우치 유이치라는 일본 작가가 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소설입니다. 작년 일본의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한데요. 아쿠타가와상은 이제 일본의 신인 작가에게 수상하는 상이죠. 이 작품을 쓴 스기우치 유이라는 사람은 놀랍게도 나이가 23살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올해 이제 24살이 되었는데, 수상할 때는 23살이었죠. 굉장히 이른 나이에 상을 받게 된 건데요.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오에 겐자부로도 23살에 이 상을 받은 적이 있었죠. 근데 사실은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라는 것 자체가 뭐 눈길을 끌긴 하지만, 아쿠타가와상은 이제 신인상이기도 하고 1년에 두 번 주는 상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이 작품의 경우는 공동 수상이기도 했었고요. 더군다나 세계는 넓고 일본뿐만 아니라 수많은 곳에서 좋은 문학이 나온다는 걸 생각한다면 수상 자체가 이 책을 읽게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직접 읽어본 결과, 이 소설이 정말 이런 수상 정도로만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뛰어난 성취를 한 작품이 아닐까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어, 근래 들어 읽었던 무척이나 재밌고도 굉장히 지적이고도 품이 넓은 그런 소설이었다라는 말씀을 먼저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 소설의 시작은 그렇습니다. 주인공은 이제 도이치라는 독일 문학자입니다. 근데 이 독일 문학자가 결혼 25주년을 맞게 됩니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굉장히 근사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게 되죠. 딸과 함께 가게 되는데, 딸은 또 영문학을 전공하는 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입니다. 이렇게 셋이 이제 식사를 굉장히 맛있게 하고 그 이탈리아 식당에서 본인이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디저트 중에 하나로 홍차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홍차를 이제 티백을 이렇게 우려내서 마시려고 세 사람이 하고 있는데, 그 티백에는 이렇게 약간 연결된 그 끝부분에다가 명언이 적혀 있는 그런 구조였었다는 것이죠. 뭐, 그런 상품들이 굉장히 많죠. 마치 우리가 이제 또 포춘 쿠키 같은 걸 먹으면 그 안에 명언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구조였던 것 같은데요.
그래서 뭐 아내가 자기한테 적혀 있는 명언을 뭔지 보고, 딸이 또 자신에게 적혀 있는 명언이 뭔지를 보게 되는. 그러다가 두 사람은 그 각각 쓰여 있는 구절들이 밀턴의 신라관에 나오는 사랑에 관한 말이라든지, 아니면 플라톤이 역시 또 사랑에 관한 말을 한 어떤 그런 명언들이 담겨 있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궁금해져서 "아빠는 그럼 뭐가 나왔어?"라고 딸이 말을 하니까, 그제서야 아빠인 주인공인 도이치가 자기의 그 티백에 쓰여 있는 사랑의 경고를 읽게 되는데요. 어, 그 말은 "사랑은 모든 것을 혼란시키지 않고 섞는다"라는 거에 해당하는 영어 문장이었습니다.
근데 이 말이 좀 약간 아리송하기도 하고 뭔가 굉장히 깊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주인공은 이 상황에서 이제 얼마 뒤면 방송에 출연해서 파우스트에 대한 독일 문학자로서 강의를 앞두고 있었다는 것이죠. 그 문장을 강연의 마지막에 집어넣으면 굉장히 멋지게 잘 마무리가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 말이 진짜 괴테가 한 말이라는 어떤 확신이 없었다는 것이죠. 자기가 독일 문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어, 그래서 이제 이 소설의 나머지 부분은 과연 이 말을 진짜 괴테가 했을까를 놓고 이 학자가 찾아 나가는 과정을 바른 그런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티백에서 나온 글귀가 과연 진짜 그 티백에 쓰여 있는 대로 괴테가 한에 관한 명언일까를 찾아나가는 어 그 방식이 뭐가 재밌을까라고 생각하실 수가 있을 텐데,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참신한 발상이기도 하면서 그로부터 굉장히 깊은 사유와 문학이라는 혹은 또 그것을 넘어선 창작이라는 과정에 대한 어떤 일종의 메타소설적인 예술론적인 그런 부분까지 담고 있는 무척이나 다양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는 그런 야심찬 소설이라고 하겠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티백에서 이 경고를 발견하게 된 이 주인공인 도이치가 일본에서 괴테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그런 학자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아이러니하게도 괴테에 관해서 모든 것을 일본에서 가장 잘 알 것 같은 이 학자가 정작 본인이 뽑은 괴테의 그 경구가 남겨 있는 그 문장을 처음 보았다라는 것이죠. 더더욱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그 진위를 파악할 수밖에 없겠죠. 거기에 담겨 있던 그 문구를 본인 스스로가 다시 한번 그 영어 문장을 독일로 한번 번역을 해보고 그러다가 다시 일본어로 번역하는 그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러니까 영문학을 전공하는 딸의 입장에서는 "사랑은 모든 것을 혼란시키지만 섞는다"라고 간단하게 번역을 했는데, 그 말을 본인 스타일로 주인공은 뭐라고 번역을 했냐면요.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고 번역을 하게 됩니다. 근데 이 문장은 어떻게 보면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굉장히 핵심적인 그런 문장이 된다고 할 수 있겠죠.
소설의 제목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제목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이 소설을 쓴 사람이 괴테 전공자이고 아니면 괴테에 굉장히 심취해 있는 사람이라서 괴테를 찬양하기 위해서 쓴 그런 소설이 아닐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아닌 게 아니라 소설의 수많은 내용들 속에서 괴테에 관한 많은 것들이 인용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괴테 문학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요. 그것을 화두로 삼아서 자신만의 어떤 이야기를 단단하게 해내려고 하죠. 더군다나 그 이야기에서 상당 부분은 이 가족 간의 관계 혹은 자신의 선배와 후배, 친지들과의 관계를 다룬 굉장히 흥미롭고 디테일이 훌륭한 그런 소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등장하는 인물들이 무척이나 다정하면서도 하나같이 귀여운 어떤 면모들이 있는 인물들이다라는 것이고요.
주인공은 괴테에 관한 일본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문장의 진위를 캐나가는 과정 속에서 주변으로부터 괴테에 관한 많은 얘기들을 듣게 되는데, 그 중에는 본인이 최고 권위자임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말도 있는 거죠. 그랬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같은 것들도 굉장히 인간적이면서도 재밌는 측면들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학문적으로도 학문의 세계를 굉장히 잘 아는 저자만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위트 넘치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학자들의 세계에서는 자신의 영역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도 아는 척을 해야 되고, 그다음에 남의 영역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 학계의 매너로 통한다라는 문장이 소설에 등장하게 되는데, 정말로 이것은 전 세계 학계, 한국을 포함해서 어디나 그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어, 이처럼 이 소설은 흥미로운 인물들, 귀여운 인물들, 다정한 인물들을 통해서 어, 그 인물들이 결국은 하나로 모아지는. 처음에는 각자 자신의 일들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마지막에 대단원을 이루어가면서 어, 그들 모두가 이어진 것을 경이롭게 드러내는 것으로 소설이 끝나는데요. 더군다나 마지막 두 페이지는 굉장히 기분 좋은 어떤 그런 유머가 단폭 담겨 있는 그런 멋진 그런 다정한 엔딩으로서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흥미진진한 그런 가족 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스토리 위주로 술술술 넘어가는 책은 분명히 아닐 것입니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와, 참 굉장히 지적인 소설이다"라고 말할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이 소설이 지적이다라고 할 때 그 이유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일단 이 소설에서는 이제 문학적인 기법을 볼 때, 소설을 많이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탈로 칼비노 같은 작가라든지 아니면 보르헤스 같은 그런 작가들을 떠올리게 하는 문학적 장치로 이 책이 가득하다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 수많은 어떤 학술적인 혹은 문학적인 인용들이 있다라는 것인데요. 예를 들면 몽테뉴라든지 볼테르라든지 뉴턴이라든지 아니면 현대 작가로는 엘리 위젤 같은 작가들까지 수많은 작가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게 됩니다. 또 혹은 그들이 했었던 말들 혹은 그들이 해뒀던 말로 오해되는 말들까지 굉장히 많은 레퍼런스들이 있게 되는데요.
우리가 흔히 지적인 소설이다라고 말하면 과학이라든지 학술이라든지 문학이라든지 이런 걸 전반에 걸쳐서 굉장히 많이 인용이 되고 어 그것 자체가 소설에 상당히 양을 이루게 되고 이런 것을 보게 되면 지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근데 제가 말하는 이 소설이 지적이다라는 것은 그렇게 레퍼런스들이 지적이다라는 것이 아니고요. 그런 어떤 레퍼런스들을 주인공들의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여서 어 그것을 뒤섞고 (아까 그 문장이 떠오르시죠?) 그리고 그것을 또 어 이 이야기 속에 체화시키고 끌어가는 그런 어떤 문학적인 방식 자체가 지적이다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단순히 인용만으로서 뽐내려고 하는 소설은 전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 소설에 대한 굉장한 신뢰를 갖고 있는 것은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용만을 위한 인용을 하는 것이 전혀 아니고요. 이 모든 것들이 격겹이 층을 이루어서 대단원을 향해서 이어가는 굉장히 구조적으로 치밀한 소설이다라는 측면을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어, 극중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이 주인공인 도이치의 친구로서 굉장히 언변이 뛰어나고 제치가 있어서 주변에서 모두 다 좋아하는 시카리라는 또 다른 학자가 나옵니다. 근데 시카리가 극중에서 어떤 말을 인용을 하게 되냐면, 그러니까 작가라든지 혹은 학자 같은 사람들은 어디선가 날아온 나뭇잎 한 장으로 자신만의 숲을 만드는 사람들이다라고 말을 하게 됩니다. 이 말 자체에는 이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하고도 굉장히 깊게 밀착이 되어 있다라고 저는 느끼게 되는 것인데요. 그러니까 이 소설이 지적이다라고 말을 할 때, 어 이 소설에 들어와 있는 어디선가 날아온 나뭇잎 한 장 한 장 한 장이 지적인 것이 아니라, 그런 나뭇잎에 토대에서 자신만의 숲을 일구어 나가는 방식이 지적이다라고 제 스타일로 다시 한번 말씀드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주인공의 학자라는 것인데요. 독일 문학자이고 괴테 전공자이고 괴테의 일인자로 극중에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그냥 설정으로만 등장하고 이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라든지 극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그와 관련을 맺지 않는다면 설정 자체가 거칠에 불과하겠죠. 만약에 어떤 사람이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형사가 주인공인 어떤 영화가 있다고 했을 때 제대로 그 설정을 풀어 나가려면 극중에서 형사가 하는 일들 당연히 강력 범죄들이 터지게 되고요. 그 강력 범죄들을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는 형사의 모습이 나오겠죠. 그것이 어떤 이야기의 주요 내용들을 이루게 됩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저희들이 사실은 별로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죠. 근데 학자가 주인공인 소설이 있다고 했을 때 혹은 학자가 주인공인 영화가 있다고 했을 때 그와 관련된 인용들이 나오게 되고 혹은 그런 세계 속에서 이 사람이 연구하는 모습들이 나오게 되고 그 내용들이 떠올려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버겁게 느껴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그런 작법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서 어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이 만들었던 "다가오는 것들"이라는 굉장히 뛰어난 영화가 있습니다. 그 영화에서는 이제 주인공은 이자벨 위페르가 맡았던 그런 프랑스 영화인데요. 이자벨 위페르는 극중에서 프랑스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고등학교 철학 교사로 나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 그녀에게 이제 이혼이라는 어떤 엄청난 일이 다가온다든지 아니면 그 이후에 자기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 같은 것을 영화가 주로 다루게 되는데, 이 속에서 그 영화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철학자들을 인용하게 되죠. 그것은 그냥 쟁체 한 척 그것들을 곁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장치가 아니라 주인공 자체가 철학 교사이기 때문에 많은 삶에서의 어떤 그런 중요한 부분에 위기에 봉착했을 때 철학자의 자기가 여태까지 해 왔던 그리고 가르쳐 왔던 말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겠죠.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 나오는 수많은 어떤 그런 레퍼런스들은 사실은 주인공의 삶과 굉장히 밀착되어 있고 주인공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을 그런 것들을 통해서 극복하거나 아니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끌어들인다라는 측면에서 보면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그런 작법이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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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시작이 그랬던 것처럼 이 책에서 이제 괴테의 명언 자체가 그것이 과연 맞는 말인가 틀린 말인가를 이제 캐나가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죠. 바로 이러한 핵심적인 모티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소설 속에서는 이제 명언이라는 그런 모티브가 흥미진진하게 소설의 잔편을 지배하게 됩니다. 어, 사실 이제 수많은 명언들을 우리가 하기도 하고 어디선가들은 말을 부정확하게 옮기기도 하고 이런 수많은 과정들이 있게 되는 것인데요. 이 책에서도 아주 유명한 사례들이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테르툴리아누스의 사례라든지 아니면 몽테뉴의 사례라든지 아까 말씀드린 엘리 위젤 같은 그런 사람들의 사례여죠.
근데 우리가 어떤 인용을 하게 될 때 애초에 그 사람이 그 말을 했던 맥락에서 그 문장만 따로 가져오는 과정 속에서 요약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 뜻이 변형되는 케이스도 있고 심지어는 그 사람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만들어서 쓰는 경우까지 있게 되죠. 혹은 고대로부터 대대로 이렇게 내려오던 전승되어 있는 말 자체를 그 사람이 다시 한번 한 것에 불과한데 그 사람의 말로 알려진다든지 이런 수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명언이 그토록 신뢰를 가지고 유명한 것은 그 명언을 한 사람이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다라는 것도 무척이나 큰데, 어떻게 보면 이 명언을 사용하는 어 세상 사람들의 어떤 관습 같은 것은 그 속에서 어떤 익명성을 찾고 그것을 아무데나 갖다 붙이게 되는 무락성 같은 데서 오히려 명언들의 어떤 그런 용례들이 나온다라는 아이러니를 사실은이 소설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이와 같은 어떤 관념적인 이야기들은 소설 속에서 이 주인공의 삶을 통해서 굉장히 재밌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도이치라는 사람은 고등학교 시절에 사실은 책보다는 음악을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 과정 속에서 디즈니의 굉장히 걸작 애니메이션, 오래 전에 나온 고전이죠. "판타지아"라는 그런 작품을 보고 완전히 빠지게 됩니다. 근데 "판타지아"의 원작자가 괴테야라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됩니다. 거기에 꽂히게 되니까 그럼 괴테의 작품을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서점에 가게 되죠. 거기서 괴테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결국 파우스트일테니까 파우스트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냥 고등학생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기도 하기 때문에 아, 괴테가 썼으니까 파우스트가 "판타지아"의 원작이구나라고 생각해서 파우스트를 읽게 되는 것이죠. 사실은 "파우스트"가 "판타지아"의 원작이라기보다는 "파우스트"는 이제 희곡이죠. 어, 괴테가 썼던 어떤 시 "마법사의 제자"라는 시가 이제 "판타지아"의 일부분에 원작 구실을 했었던 것인데요. 당시로서는 이 도이치가 그런 것을 알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파우스트를 읽어 나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완전히 거기에 매료가 되게 되고 대학을 그쪽으로 진학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야기하면 평생 괴테 연구에 자신의 일생을 바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죠. 뒤에 얘기한다면 도이치가 괴테를 발견하게 되고 일생을 바치게 되는 어마어마한 그런 일을 만들었던 계기는 오인이었습니다. 착각이었고 뭘 몰랐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꾸게 된 것인데요.
사실은 이런 테마는 어이 소설의 제목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제목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입니다. 이 말은 소설 속에서 어디서 나오게 되냐면 주인공이 이제 이 도이치가 젊은 시절에 본인의 전공이 그러니까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근데 자기가 있었던 그 하숙집 그 옆방에 미술학도인 요한이라는 친구가 살았는데 그 친구랑 친해지게 된 거죠. 근데 요한이라는 친구가 "괴테가 그랬거든. 왜냐하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기 때문이야"라고 항상 말하는 버릇이 있었던 거죠. 그 나중에 그 얘기를 하다 보니까 사실은 독일 사람들이 말을 할 때 말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말을 인용을 멋지게 하고 싶은데 누가 말했는지 기억이 안 나면 괴테라고 말을 한다는 거죠. 혹은 어떤 멋진 말을 자기가 생각해서 말을 했는데 자기가 했다고 하면 사람들이 별로 잘 안 받아들여 줄 것 같으니까 괴테가 말했다고 한다는 겁니다. 왜 하필이면 괴테냐라고 얘기를 했을 텐데, 괴테는 이 극중에서는 이제 20세기 굉장히 위대한 작가죠. 토마스만이 괴테를 그런 식으로 규정했다고 하는데, 괴테는 작가로서나 인간으로서나 세상의 모든 분야에 대해서 다 알고 싶어하고 모든 학문을 공부하고 싶어하고 그럴 정도로 학구열이 엄청난 사람이었다는 것이고요. 실제로 그 사람이 냈던 저작들도 굉장히 많은 분야에 걸쳐 있어서 안 건드린 부분이 없을 정도로 방대한 그런 작업의 결과물을 냈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괴테라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에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고 말을 하고 그 사람이 하지 않은 말조차도 괴테라고 이름을 붙여도 대충 통할 것 같은 그런 맥락이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독일 사람이 그렇다고 요한이 말을 했었던 것인데요. 그다음부터 두 사람은 친구로 지내면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엉뚱한 얘기를 하다 하면서도 항상 "괴테가 그렇게 말했잖아"라는 식으로 농담을 붙이게 됩니다. 처음엔 이 말이 농담이었는데 이 말을 자주 하다 보니까 이 말이 일종의 마법의 주문 같은 것으로서 도이치의 삶에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 괴테에 관한 또 다른 어떤 진의를 알기 어려운 말을 만났던 것인데요. 그러니까 이 소설을 통해서 가장 중요한 괴테에 두 가지 말이 있습니다. 하나는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말이 있고 또 하나는 "사랑은 모든 것을 어 혼란시키지 않고 섞는다"라는 말, 그 말을 바꾸어서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는 말. 두 가지 어떤 그런 그 문장이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이 두 문장 다 사실은 농담의 영역이거나 아니면 어 진위를 알 수 없는 그런 명언의 영역이었었다라는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이 모든 이야기는 말의 진의를 캐나가는 일종의 여정을 다룬 그런 소설 형식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것이 어떤 말의 진위가 아니라 만약에 실종된 사람이라고 한번 생각을 해 버린다면 아주 익숙한 그런 장르적인 이야기 줄기를 가진 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됐건 이와 같은 그런 명언의 배경 속에서 주인공과 친지들 모두 다 대부분 다 학자들이죠. 왜냐면 소설의 세계가 그러니까. 그들이 삶에서 그들이 펼치는 어떤 이야기들과 지금 말씀드렸던 어떤 명언과 명언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왜곡되고 함부로 이야기되거나 위작이 되고 하는 그런 경로들이 사실상 겹친다라는 것이 이 소설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됩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은 본인이 다른 인물인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다음 어떤 인물은 그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가 맨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지는 경우도 있죠. 심지어는 부부 사이에서도 몰랐던 어떤 것을 결정적으로 나중에 깨닫게 되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애초에 발화자가 있고 혹은 애초에 발화자가 말하지도 않은 말이 있고 그 말에 대해서 후대에 덧붙여지거나 그 말이 그대로 전승되거나 아니면 왜곡되거나 하는 과정들하고 사실상 이런 과정들이 고스란이 복층적으로 이야기로 어 겹쳐져 있다라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라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동료 연구자인 뭐 시카리가 쓰고 있는 책이라든지 아니면 시카리가 부탁한 그의 제자로서 사실상 주인공인 도이치의 제자가 되는 스즈키라는 인물이 쓰고 있는 소설이라든지 아니면 자기의 딸이 만들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라든지 이런 것들이 하나로 점점점 연결이 되어 가는 것인데요. 이런 것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굉장히 작은 것들 예를 들어서 어 자기가 제자로 삼게 되다시피 해서 논문을 봐주게 되는 스즈키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인물은 나중에 가면 훨씬 더 중요한 어떤 인물인 것이 밝혀지게 됩니다. 이 스즈키라는 인물을 논문을 봐주다가 "자네 오늘 그냥 저녁이나 같이 할래?"라고 해서 상대방이 "너무 좋습니다. 선생님."에서 두 사람이 간 술집이 있다는 거죠. 근데 그 술집이 하필이면 이름이 잡탕이고 그 술집에서 주로 파는 술은 칵테일이고 거기서 두 사람이 먹게 되는 술은 잡탕 칵테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런 술이었던 것입니다. 이 잡탕 칵테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 집에서 가장 유명한 술은 바텐더가 어느 날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바에 있는 모든 술을 사실상 전부 다 섞어서 만든 그야말로 온갖 술이 다 들어간 그런 칵테일인 것인데, 이 술을 마시면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이것은 사실은 어이 소설의 후반부에서 변하는 과정하고도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게다가 두 사람은 안주로서 감자 샐러드까지 먹게 되는 것이죠. 그니까 지금 말씀드렸던 칵테일이라든지 잡탕이라는 어떤 그 술집의 상호라든지 아니면 먹게 되는 안주라든지 이런 모든 것들도 사실은이 이야기 속에 전체적인 모티브랑 핵심적으로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장인조차 굉장히 존경받는 그런 학자인 사람인데, 이 장인은 이제 노년이 되어서 80대가 되어서 아내를 먼저 앞세우고 굉장히 고독하게 지내고 있는데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이어서 자기의 친지와 가족들한테 다 이 문구를 달리해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것이 취미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워낙 정성이 단폭 담겨서 이제 카드가 오기 때문에 노이치가 장인으로부터 오는 카드를 잘 모아두게 되는데요. 근데 극중에 크리스마스가 닥쳤을 때 올해 보내왔던 이 장인의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분재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앞에 그러다가 아내를 늘어 열어보게 되니까 사위한테 뭐라고 다정한 말을 적었냐면 "설사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세상에 좋은 말을 계속 들려주게"라는 말을 하게 되죠. 근데 이 말 자체도 사실이 소설의 핵심적인 내용하고 무척이나 맞닿아 있습니다. 더군다나 크리스마스에 그려져 있는 것은 분재인 것인데요. 분재라는 것은 기존에 있는 나무를 변형시키고 가꾸고 해서 어떤 특별한 상황 속으로 바꿔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시 말하면 재창조된 나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그렇게 본다면 이 소설에 다루고 있는 어떤 그런 핵심적인 부분하고도 역시 이어져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다시 말하면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메타소설로 기능하는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무슨 얘긴가 하면 이 인용에 관한 거대한 맥락들을 다루는 과정 속에서 사실상 세상의 창작이라는 것은 모두 다 재창조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을 하는 것이고요. 그런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은 인용되는 말의 진위가 아니라 어 그것이 어떻게 만드는 사람의 과정 속에서 혹은 그 사람의 사유 속에서 일종의 마법의 주문처럼 작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그럼 마법의 주문을 어떻게 체화해서 삶에서 실천할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이 소설에서 애초의 모든 여정을 떠나게 만들었던 핵심적인 문장. 그러니까 어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는 문장이 사실상 실현되는 것으로서 주인공의 삶이 바뀌게 되는 것이 마지막이 소설의 귀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 제가 스포일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약간 좀 우회해서 여러분께 설명을 드리게 되는 것인데요. 그런 측면에서도 이 소설에서 인용하고 있는 수많은 것들 따로이고 또 주인공이 펼치는 어떤 그런 삶에서의 일들이 따로인 소설이 전혀 아니다라는 것이 가장 이 소설에서 흥미롭게 다가가는 그런 어떤 복층적인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래 전부터 계속 반복되어 말하는 어떤 것이 있다 할지라도 그리고 실제로는 그것을 누가 말했는지 모른다 할지라도 그것을 내가 다시 말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 그것을 마법의 주문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고 비유 삶만 말씀드린다면 혹은 그것을 삶 속에서 직접 실천해서 어떤 일종의 혼연일체로서의 그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삶에서 무척이나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린다면 이 소설은 사실상 액자 구성을 띠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어떤 사람이 소설을 쓰는 그 내용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고요. 이 소설에 프롤로그가 붙어 있습니다. 프롤로그를 보면 어 이 장인과 함께 사위가 독일에 출장을 가게 됩니다. 근데 출장을 간 상황에서 장인한테 옛날에 있었던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되죠. 그 이야기 일부분으로는 사위도 자기가 끼어들게 되는데, 사실상 대부분의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고 너무 신기한 이야기다 보니까 장인 어른이 이 출장에 하필이 왜 자신을 데리고 왔는가를 이 사위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사위는 어 연구자이면서 동시에 소설가였던 사람인 건데요. 이 출장에 딸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사위인 자신을 데려왔다는 거 자체가 아 이야기를 해 주면서 이걸 소설로 쓰기를 바라는 건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워낙 이야기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고 본인한테도 영향을 끼친 이야기라서 어 그렇게 술을 마시면서 장인이 출장지인 독일에서 했던 이야기를 소설의 형태로 바꾸어서 쓰기 시작합니다. 그 내용이 사실상 지금까지 제가 여태까지 말씀드렸던 이 소설의 줄거리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프롤로그와 이 소설의 관계를 본다면 그것조차 이 전체적으로 이어가는 어이 소설의 핵심적인 작법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장인이 들려주게 되는 이 소설의 전체 내용을 만약에 일종에 하나의 명언으로 보게 된다면, 그 명언을 듣고 그것을 소설의 형태로 바꾸어서 자기 식으로 해서 그것을 완성시키는 사위의 작업이 있게 되죠. 그렇다면 이것조차 명언과 혹은 어떤 전체성과 혹은 완전성과 그것을 인간의 한계 때문에 개별적인 것으로 살아낼 수밖에 없고 그것을 실천할 수밖에 없던 한 인간의 고투라든지 아니면 어떤 자신의 과업 같은 것이 담겨져 있는 구조를 지금 말씀드리는 그 액자 소설의 구절 속에도 그대로 들어가 있다. 이렇게 설명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말씀드린다면 이 소설은 무척이나 푸근하면서도 다정하게 다가오는 소설이면서 지적인 소설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야심차게 이 모든 것을 조직해낸 정말로 꽉 짜인 소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스기우치 유이라는 작가가 이 소설이 첫 번째 장편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발견하기 어려운 쪽의 그런 재능을 이렇게 확실히 증명시킨 소설을 내놓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이 스기우치 유이라는 작가가 앞으로 내는 소설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제가 계속 따라다니면서 읽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네. 이렇게 해서 오늘은 이달의 베스트북으로 스기우치 유이가 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책에 대해서 여러분께 추천드렸습니다. 오늘 이야기 내용 소개해서 제가 영화 이야기를 여러 번 하기도 했었는데요. 그중에서 "다가오는 것들" 멋진 프랑스 영화죠. 미아 한센 러브의 이 작품을 여러분께 추천드립니다.